요즘 예능은 관찰카메라 전성시대이다.
아빠들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다니는 것부터 혼자서 집콕생활 하는 연애인들, 하다못해 청춘들의 연애하는 모습까지 카메라는 쫓아다닌다.
이제는 부부의 이혼 이야기와 부부의 성까지도 담아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관찰예능은 해외의 리얼리티쇼를 도입하면서 누군가의 사생활을 들여다본다는 그 불편한 지점을 상쇄하기 위해 몇 가지 장치들을 달았다. 관찰대상을 연예인 가족이나 아이들로 함으로써 가족이라는 코드를 활용했고, 1인 라이프 생활을 들여다보며, 어머니의 시점으로 나이 든 아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기도 한다.
이모든 것이 주어진 각본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해도 볼거리를 제공하다보면 선을 넘는 이야기들이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만약에 각색된 관찰예능이라도, 부모의 동의가 있었다고 해도, 어린아이들이 자라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을것인데 이런 노출되어지는 미디어의 폭력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무감각해진 것은 현실이다,
매체 미디어가 한남자의 삶을 만들어 버린 것에서 시작한 영화 <트루먼쇼>이다.
작은 섬마을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트루먼 버뱅크(짐 캐리 분)는 어느날 하늘에 무대 조명장치가 떨어진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평범했던 그의 일상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자기에게만 떨어지거나,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노숙자가 되어 나타난다.
트루먼이 아버지에게 다가오는 순간 갑자기 지나가는 사람들로 인해 아버지를 강제로 버스에 태워 사라진다.
하루는 출근하는 도중 갑자기 카오디오에서 평소 듣는 라디오 방송 대신 누군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중계하듯 하는 내용이 라디오에서 나온다.
간호사인 아내가 출근하는 것을 뒤를 따라 가서 수술 집도 장면을 숨어서 지켜보게 된다. 의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메스를 갖다 대자 마취상태로 있던 환자는 기겁하며 몸부림 친다.
현실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일들로 점차 자기 삶에 무엇인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고 트루먼은 섬마을에서 떠나 꿈꿔온 피지로 가려고 한다.
트루먼이 살고 있는 이 섬마을의 정체는 사실 <트루먼 쇼>라는 TV 리얼리트 프로그램의 셋트장 이였다.
<트루먼 쇼>는 트루먼이 태어나 걸음마를 걷고, 초등학교를 입학하여 대학까지 진학하고 결혼하기까지 한 트루먼의 삶을 라이브로 하루 24시간 내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여 방영하고 있었다. 한 남자의 삶을 라이브로 방송하는 이 TV쇼는 트루먼이 태어난지 10,909일째, 트루먼이 30살이 될 때까지 그러니까 30년동안 장수한 예능 프로그램이였던 것이다.
<트루먼 쇼>라는 TV 리얼리트 쇼는 트루먼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이 연기자이다. 어릴 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 직장동료, 이웃, 심지어는 부모와 아내까지도 모두 연기자다. 트루먼의 주변 인물들은 각본에 따라 연기하며 행동하고 하다못해 간접광고까지 연출한다. 맥주를 마시던 친구가 "맥주가 이 정도는 되어야지."라고 말하며 갑자기 어디론가 맥주 상표를 보여주거나, 트루먼이 사용하는 모든 제품을 광고하듯 상표를 보여주는 식으로 말이다.
트루먼에게서 아무 이상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날 TV 리얼리티쇼 제작진들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발생한다,
트루먼이 삶을 의심하고 섬을 떠나려는 상황이 생기게 되어 급히 배역들을 정하고 메꾸기 시작한다.
여행사를 찾아가니 예약이 다 찼다고 티켓을 끊을 수 없다고 하고, 시외버스를 타고보니 한 어린이가 ‘저 아저씨 봤는데’라며 알아본다.
결국 버스의 기어를 닳게 만들어서 버스에서 승객들을 내리게 하는데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즉시 내린다. 어디로든 이곳에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트루먼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보니 동일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주위를 뱅뱅 돌고만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는 두려워진다,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다고 아내와 친구에게 이야기 하지만 두서없이 제품 설명만 하는 그들에게서도 믿음이 생기지 않게 된다,
TV쇼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트루먼이 축복이라 말하고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의 삶은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만든 허구이며 가짜이다.
하다못해 행복한 아침 햇살과 마음 아픈 이별에 내린 비 조차도 모두 거짓이였다.
영화 <트루먼 쇼>는 표정연기의 대가 짐 캐리를 통해서 매스 미디어 (TV, 신문, 라디오, 잡지,영화,광고, 유튜브등 대상을 특정할 수 없는 매체) 가 누구라도 광대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를 한다.
영화를 어디까지나 주관적으로 본다면 트루먼의 이름의 ‘True’(사실인), 연출자의 크리스토프의 ‘Christ’(그리스도)를 연상케도 하는데 인위적으로 만든 종교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자아도 보여주는것 같기도 하다.
또한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많은 진실을 감춰진 상태로 일부만 보고 있는 것도 ...
아무튼 영화가 말하고 싶은 주제는 개개인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안락한 삶보다 스스로 살아가는 자유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나 싶다.
TV쇼는 트루먼의 말 한마디, 행동하나에 웃고 울었지만 매스 미디오는 시청자들에게 관음증을 제공함으로 모두를 미디어의 노예로 만들었을 것이다,
자아를 찾아 탈출구를 발견한 트루먼이 마지막으로 한말은
"나중에 못 볼지도 모르니 미리 말해 두죠,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
30년간 TV쇼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결말이 될 것 같은 트루먼의 탈출기를 응원하며 동정하게 되고, 끝내 세트장 밖으로 나간 뒤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사람들은 트루먼이 탈출에 성공하여 모두가 환호했으나 잠시 후 큰 감동 없이 리모콘을 찾아 다른 방송의 채널을 돌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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